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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C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라면 주기적인 검사 필수
언론사 경상일보 작성일 2021-09-15 조회 48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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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형·C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라면 주기적인 검사 필수

▲ 최재형 동천동강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가 만성 간염을 일으킬 수 있는 B형 간염과 C형 간염에 대해 병원을 찾은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간염 바이러스 감염 원인으로
수직감염·수혈 등 통해 감염
만성간염·간경변 등으로 발전
B형은 암으로 진행돼 더 위험
백신 맞고 증상땐 적극 치료를


 우리 몸에서 묵묵히 ‘열일’하는 있는 신체 기관인 간은 흔히 ‘침묵의 장기’라 불린다. 신체 기관 중 비교적 큰 크기와 튼튼한 기능을 갖추고 있기에 손상에는 둔감하다. 그래서 웬만큼 간이 상하지 않는 이상 초기에 자각하긴 어렵다. 조용히 망가지기 때문에 더 무서운 신체 기관이다.

 간에 생기는 손상 중 하나인 간염은 간세포 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간에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흔한 원인은 바이러스성 간염, 과도한 음주로 인한 알코올성 간염, 해로운 약이나 독물에 의한 독성간염, 면역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자가면역성 간염 등이 있다. 또 흔히 볼 수 있는 바이러스성 간염인 A형, B형, C형 간염도 있다. 이 중에서 만성 간염을 일으킬 수 있는 B형 간염과 C형 간염에 대해 최재형 동천동강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와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바이러스로 생기는 간염

 바이러스성 간염인 B형 간염은 당연히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발병한다. 감염되면 빠르게 생명을 위협하거나 간에 염증을 일으킨다. 하지만 대부분 천천히 진행되면서 초기에 자각하기 힘들다.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에도 간의 염증은 서서히 진행해 간에 손상을 일으키고, 간 섬유화, 간경변증에 이어 간암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최재형 동천동강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는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6개월 정도가 지나면 간의 염증과 괴사가 서서히 진행되면서 만성 B형 간염이 된다”며 “우리나라는 B형 간염 유병률이 높다. 만성 B형 간염은 간경변증이나 간암을 일으킬 가능성도 크고, 건강에도 좋지 않기에 빨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C형 간염 역시 바이러스로 인한 질환이다. C형 간염 바이러스가 원인으로 급성 환자 80~90%가 만성화로 이어지고, 만성 C형 간염 질환자 20%가 간경변증으로 진행된다. 증상이 전혀 없어 건강검진을 하다 발견하거나, 만성피로, 간부전, 문맥압항진증 등과 같은 간경변증의 합병증으로 우연한 기회에 자신의 병을 알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간암으로 진행하는 만성간염

 만성 B형 간염은 감염된 혈액에 노출되거나, 성행위, 출산 과정에서 수직감염, 침 등이 주요 감염 경로다. 만성 C형 간염의 경우 입을 통하지 않는 비경구적 감염으로 수혈, 혈액투석, 성행위, 모자간 수직감염 등이 주요 경로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40% 정도는 여전히 전파경로가 불분명하다.

 다만, B형 간염을 가진 어머니에게서 출생한 경우, 감염된 사람과 성관계를 맺은 경우, 동성연애, 마약 사용자, 보건의료계 종사자, 혈액투석을 받는 환자, 1987년 이전에 수혈받은 사람 등은 위험인자로 보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

 만성간염은 증상이 전혀 없는 경우부터 만성 쇠약성 질환이나 말기 간부전까지 매우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대부분의 증상이 천천히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또 피로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으며, 심하게 진행된 경우 황달이 온다.

 최 전문의는 “B형 간염은 출산 전후엔 90%, 유년기 감염엔 20%, 성인기 간염엔 5% 미만에서 만성간염이 된다. 반면 C형 간염은 60~80%에서 만성간염으로 진행되고, 약 20~30%의 환자가 20~30년 후 간경화로 진행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만성간염은 그 자체보다 차후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이 무섭다. 만성 B형 간염에서는 10% 미만, 만성 C형 간염 20~30%가 간경변증을 일으킨다.

 최 전문의는 “만성 B형 간염 환자가 바이러스 수치가 높거나, 과도하게 술을 마시면 간 기능이 상실되거나 사망할 가능성이 커진다”며 “간경변증이 없는 B형 간염바이러스 보유자는 1% 미만, 간경변증이 있는 경우엔 2~3%에서 간암이 발생하기도 한다. C형 간염은 간암보다는 만성 간부전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간염 환자의 병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


◇C형 간염, 백신 없어도 치료제 개발

  B형 간염에 성인이 걸린 경우, 특별한 치료 없이도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회복된다. 하지만 때에 따라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거나 심하면 간이식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B형 간염의 치료는 바이러스를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기 때문에 지속해서 약을 먹고 관리해야 한다. 단 예방접종을 통해 예방이 가능하기 때문에 예방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 좋다.

 C형 간염의 경우 예방백신은 없다. 하지만 최근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완치 기대는 높아졌다. 그러나 증상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주기적인 간 기능 검사 필요성은 있다. C형 간염은 혈액검사로 알 수 있는데 만약 C형 간염이라면 추가로 유전자형 검사를 한다. 1형부터 6형까지 총 6가지가 있기 때문에 정밀한 유전자형 검사를 통해 어떤 바이러스인지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유전자형에 따라 치료 약제나 치료 기간이 달라진다.

 최 전문의는 “간은 ‘침묵의 장기’라는 별명처럼 간염이 발생해도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간염 위험인자가 있다면 B형 간염 예방접종을 하고, 특별한 이유 없이 피로가 지속한다면 병원을 찾아 전문의 상담을 한다면 간염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21년 9월 15일 수요일 경상일보 건강과의료면 전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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