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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부진, 만7~8세 무렵 자녀 키성장 이상여부 확인을
언론사 경상일보 작성일 2021-12-15 조회 48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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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장부진, 만7~8세 무렵 자녀 키성장 이상여부 확인을

▲ 정철주 동천동강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성장기 청소년을 살펴보고 있다.


  성장기 아이를 둔 부모들은 아이의 키가 걱정이다. 키 성장이 너무 늦은 것은 아닌지 걱정이고, 반대로 너무 빨리 자라 성장이 일찍 멈추는 것이 아닌지도 항상 조바심이 난다. 초등학교 저학년이 되면 한 번쯤은 확인하고 지나가야 할 것들이 많다. 특히 이 시기에는 우리 아이가 제대로 잘 자라고 있는지, 너무 작거나 큰 것이 아닌지 점검해보고 넘어가는 것이 좋다. 성장이 더딘 아이라면 영양 섭취나 운동법, 성장치료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성장이 너무 빠른 아이라면 혹시 동반될 수 있는 성조숙증도 점검해야 한다. 이런 부모들의 고민을 정철주 동천동강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함께 알아본다.


◇성장부진 원인 다양

  아이들의 성장은 개인마다 다르다. 하지만 너무 성장이 빠르거나 부진하면 아이들에게 좋지 않을 수 있다. 성장 부진이나 성조숙증의 위험이 있다면 방학 기간 동안 부모와 아이가 함께 극복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특히 만 7~8세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이 기간 한 번쯤 확인해야 할 것이 있다. 보통 키가 또래 아이 중 3% 안쪽이거나, 1년에 4㎝ 미만으로 성장하는 경우 왜소증으로 분류하게 된다. 대부분은 특정 질환 없이 부모의 키가 작거나, 사춘기가 늦게 오는 것 등이 원인이지만, 부당경량아나 성장 질환을 가진 경우에는 저신장을 관찰할 수도 있다.

  실제 중간 정도의 키를 가진 아이가 뇌종양이 생겨 성장호르몬 결핍증이 발생하면 이때부터 키가 잘 자라지 않게 되고, 3% 미만으로 작아지면서 왜소증이 발생한다. 질환의 경우에는 호르몬 장애, 골격계의 이상, 염색체 이상 등이 있다면 초기부터 저신장이 생길 수 있고, 성조숙증이 있으면 성장판이 일찍 닫히면서 성인이 되었을 때 키가 작아질 수도 있다.

  키가 100명 중 3번째 미만인 것 이외에도 6~12개월간 키의 변화, 체중 변화를 잘 관찰해야 한다. 과거보다 성장 속도가 증가 또는 감소하면 일차적으로 의심할 수 있다.

  원인 질환에 따라 증상이 매우 다양하다. 뇌종양이 있는 경우는 구토를 동반한 두통이 생길 수도 있고, 갑자기 물을 많이 마시거나 새벽에 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경우, 시력의 감소, 식탐, 성조숙증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이런 증상 없이 성장 속도만 감소하는 경우도 있어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부당경량아의 경우 약 15%는 만 2~4세 무렵 3% 미만으로 키가 작다. 이 경우에도 최종 키가 작을 가능성이 높다. 병원에서는 성장측정 외에도 X-Ray 검사, 혈액검사, 소변검사, MRI 검사, 성장호르몬 자극검사, 성선자극 호르몬 방출호르몬 검사 등 다양한 검사를 선택적으로 시행하게 된다.


◇뼈 나이로 성장 판단

  성장클리닉에서는 X-Ray 촬영으로 뼈 나이를 측정한다. 어린이들의 사춘기가 빨리 오거나 늦게 오는 것은 개인별 뼈 나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키가 늦게까지 크는 사람은 뼈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어리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키 성장은 남자는 뼈 나이 15세, 여자는 14세까지 이뤄진다. 이 때문에 뼈 나이가 어릴수록 앞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남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철주 동천동강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뼈 나이에 따라 적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많은 사람이 지금 어쨌든 키가 크고 있다는 생각에 치료 적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정밀검사를 시행한 이후 예상 키가 너무 작다거나, 현재 키로는 예상 키만큼 자라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 성장호르몬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 전문의는 “성장호르몬 치료는 매일 잠들기 3~4시간 전 부모가 직접 주사해야 하고, 1년 이상 지속해야 한다. 무엇보다 성장판이 닫히기 전에 해야만 효과가 있다”며 “뼈 나이 기준으로 남자는 12세, 여자는 11세가 가장 이상적인 치료 시기”라고 설명했다.

  치료에 필요한 성장호르몬은 간과 골격에서 인슐린양 성장인자-I를 만든다. 이 인슐린양 성장인자는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 성장호르몬 치료는 성장호르몬 결핍증, 만성신부전, 터너증후군, 프래더-윌리 증후군의 경우 보험적용도 받을 수 있다.

  다만 성장호르몬은 질환은 물론 개인별로 효과 차이가 있다. 또 질환별로 부작용 역시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합병증과 효과 유무에 대해 전문의와 상담과 치료가 필요하다.


◇성장엔 식습관이 중요

  성장을 위해서는 성장호르몬 치료와 함께 충분한 운동과 건전한 식습관이 무엇보다 뒷받침돼야 한다. 비만이 생기면 사춘기의 시작이 빨라지면서 성장판이 빨리 닫힐 수 있기 때문에 과도한 체중증가를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과학적 근거 없이 키를 키운다는 것을 믿고 민간요법이나 영양제 등을 먹으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일찍 자는 것과 함께 숙면하는 것도 중요한데, 오후 10시 이후 스마트폰이나 TV 시청, 컴퓨터 사용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정 전문의는 “운동은 중요하지만, 관절에 과도한 힘이 가해질 수 있는 마라톤 등의 운동은 성장이 끝난 후에 하는 것이 좋다”며 “성장의 경우에는 영향을 미치는 원인이 워낙 다양하고, 저성장 역시 경과에 따라 늦게 발견되는 경우도 있기에 전문의 상담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21년 12월 15일 수요일 경상일보 건강과의료면 전상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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