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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간]적은 양의 알코올도 지방간 유발 가능성
언론사 경상일보 작성일 2021-12-29 조회 47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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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간]적은 양의 알코올도 지방간 유발 가능성

▲ 이무열 동강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가 지방간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만성간염 환자는 절대 금주
|여성이 알코올에 더욱 취약
|운동 통한 지방질 제거 도움
|갑작스러운 극심한 피로 등
|급성 증상 발생때는 검진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됐지만, 연말연시를 맞아 송년회·신년회로 자연스럽게 술자리가 잦아진다. 여기에 혼자서 술을 마시는 ‘혼술족’도 증가하며 음주로 인한 전 국민 건강에 비상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음주는 간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기존에는 남성에게 간질환이 많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여성의 음주가 늘어나며 여성 간질환자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간질환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지방간에 대해 이무열 동강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와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무증상 지방간도 있어

  지방간은 알코올과 관련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 두 가지로 나눈다.

  우선 알코올과 무관하게 발생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은 발생 원인이 아직 불분명하다. 알코올 섭취 없이 간의 지방 변성, 염증세포 침윤, 간세포 괴사 등이 발생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은 조직 검사상 알코올성 간염과 구분되지 않는다. 하지만 단순 지방증과 달리 알코올성 간염과 유사하게 간 섬유화가 발생할 수 있고, 일부에서는 간경변증으로 진행할 수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환자 가운데 비만이 있는 경우는 30~90%로 보고되고 있다. 비만 정도가 증가할수록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의 유병률이 증가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급작스러운 체중 감소나 약물도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알코올성 간질환은 지방간, 알코올성 간염, 간경변증으로 분류한다. 알코올성 간질환 발생에 필요한 알코올 소비량은 상한선이 존재한다. 상한선은 서양인의 기준에서 남성 600㎏, 여성 150~300㎏이다. 즉 남성은 매일 소주 한 병 반(알코올 80~100g)을 20년 동안 마시는 것에 해당한다. 체중이 적은 한국인은 이보다 적은 양으로 간질환이 발생한다.

  이무열 동강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는 “알코올 상한선을 초과하면 간은 생화학적, 조직학적 변화가 생긴다. 특히 알코올 소비량과 간질환 중증도는 비례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여기에 10~30%에서는 알코올성 간염이나 간경변증도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전문의는 “알코올성 간질환은 알코올 소비량뿐만 아니라 알코올 대사 효소의 유전적 다형성 등 유전적 요소와 성별·영양 상태·비만·간염바이러스 중복감염 등 환경 요소가 동시에 작용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방간이 생기면 무증상인 사람부터 심한 피로감, 윗배 통증까지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피로감은 알코올 때문일 수도 있고, 간에서 노폐물이 잘 처리되지 않아 일어날 수도 있다. 윗배에 묵직하고 뻐근한 통증은 지방이 축적돼 간이 팽창하면 간을 싸고 있는 막이 당겨져 발생할 수 있다. 또 불쾌감이나 메스꺼움, 식욕부진 등을 호소할 수도 있지만, 이런 증상은 알코올 자체에 의한 위장 장애 때문에 생겼을 가능성이 커 지방간 때문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

  다만 자주 과음을 하던 사람이 갑자기 심한 피로감을 느끼거나 윗배가 결리면 지방간을 의심하고 정확한 검진을 받아야 한다.


◇적정 음주량 개인별로 달라

  지방간 발생을 막으면서 알코올을 섭취하기 위해서는 하루 한 잔, 혹은 두잔 정도가 건강한 성인에게 허용되는 양이다. 하지만 여성은 알코올성 간질환이 더 심하고 빨리 나타나며 적은 양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알코올 섭취를 피해야 할 사람도 있다. 만성 B·C형 간염 환자가 알코올을 섭취하면 간경변으로 진행이나 간암 발생을 촉진한다. 임신 중 여성도 술은 절대 금기 사항이다.

  알코올성 간질환을 막을 수 있는 안전한 알코올 소모량을 고려할 때 남성은 하루 80g(소주 8잔), 여성은 60g(6잔) 이상의 알코올은 아주 위험하다. 알코올성 간질환이 일주일에 35잔 이상을 마시는 사람에게 발생한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비교적 안전한 상한선’은 남성은 주당 21잔, 여성은 주당 14잔으로 보인다.

  이 전문의는 “술이 가지고 있는 크고 다양한 사회적·문화적·예술적 순기능을 고려해 음주 여부는 각자 스스로 결정할 문제에 속한다. 하지만 건강한 자신의 몸을 위해 적정량의 음주량은 개인별 유전적 요소나 환경적 요소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알코올성 지방간 치료는 금주만으로도 3~4개월 정도면 완치될 수 있다. 급성으로 지방간이 발생하면 절대 금주해야 하지만, 치료되면 알코올을 완전히 끊을 필요는 없다. 다만 만성 간염이나 간경변증, B·C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는 반드시 금주해야 한다.

  또 식이요법으로는 하루 2000㎈ 정도의 식사에 75~100g의 단백질, 적당량의 비타민 B1과 엽산을 먹는 것도 좋다. 다만 매일 연속해서 알코올을 마시면 간에 부담이 가중돼 일주일에 적어도 이틀 정도 금주하는 것이 간 건강에 바람직하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중 비만인 사람은 총 칼로리를 적게 섭취하고 적절한 운동을 하여 체내에 축적된 지방질을 제거하는 것이 지방간 치료에 도움이 된다. 당뇨병을 갖진 사람은 금주하면서 혈당조절을 잘하면 지방간은 급속히 좋아질 수 있다.


<2021년 12월 29일 수요일 경상일보 건강과의료면 전상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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