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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반변성, 노안으로 오인해 치료시기 놓칠수 있어 유의
언론사 경상일보 작성일 2022-03-02 조회 46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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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반변성, 노안으로 오인해 치료시기 놓칠수 있어 유의
 
▲ 한현철 동강병원 안과 전문의가 황반변성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대부분 노화 인해 생기지만
|망막 아래 신생혈관 원인인
|습성 황반변성은 실명 유발
|진행속도 빨라 적극 치료를
|규칙적 운동·식이조절 통한
|고혈압·고콜레스테롤 관리
|비타민 등 항산화제 도움돼


 ‘몸이 천 냥이면 눈이 구 백냥’이란 옛말처럼 우리는 정보량의 약 85% 정도를 눈을 통해 얻는다. 그중에서 황반은 망막이라는 안구 내 신경층의 중심부로, 빛을 감지하는 고도의 기능을 가진 광수용체가 밀집돼 있어 시력의 90% 이상을 담당한다. 황반 이외의 곳이 다 정상 기능을 하더라도 황반이 손상되면 시력을 잃게 된다.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눈앞이 흐릿해진다. 이때 ‘노안’이라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문제는 시력감소의 원인이 단순 ‘노안’이 아닌 ‘황반변성’일 수 있다는 점이다. 황반변성은 국내 3대 실명 질환 중 하나로 완치가 어려운 안질환이다. 최근 들어 ‘황반변성’의 유병률이 점점 늘고 있어 한현철 동강병원 안과 전문의와 함께 이에 대하여 알아본다.


◇3대 실명 질환

 황반변성은 녹내장, 당뇨병망막증과 함께 실명을 일으키는 3대 안과 질환이다. 약 7~9%의 성인이 이 질환을 앓게 되며 그중 10%는 실명에 이르게 된다.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황반변성 환자는 2014년 10만1694명에서 2017년 16만4818명으로 급증했다. 2020년 황반변성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만1367명으로 2016년 14만5018명보다 40%가량 늘었다.

 황반변성은 크게 건성(비삼출성)과 습성(삼출성)으로 나뉜다. 건성 황반변성은 노화로 인해 망막에 노폐물이 쌓이면서 노란 반점이 망막과 맥락막에 생기거나 망막색소상피의 위축과 같은 병변이 생긴 경우를 말한다.

 이는 흔히 보이는 형태로 연령관련 황반변성 모든 증례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보통 심한 시력상실을 유발하지는 않지만, 습성 형태로 발전할 수 있어서 정기적인 경과관찰과 예방이 중요하다.

 한현철 동강병원 안과 전문의는 “습성 황반변성은 전체 황반변성의 약 10%를 차지하며 망막 아래에 맥락막 신생혈관이 자라서 생긴다. 신생혈관은 특히 중요한 황반부에 삼출물, 출혈, 부종 등을 일으켜서 중심시력에 영향을 주며, 심한 경우 실명을 가져오기도 한다”며 “일부의 습성 황반변성은 진행속도가 매우 빨라, 수 주 안에 시력이 급속히 나빠질 수 있어 조기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노화로 주로 발생

 황반변성의 대표적인 원인은 노화다. 노인성 황반변성은 일반적으로 40~50대 중년 이후에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발생 확률이 증가한다. 가족력, 흡연, 고혈압 및 심혈관계 질환자, 고콜레스테롤혈증, 과도한 자외선 노출 등도 황반변성을 유발할 수 있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2.2배 이상 발생확률이 높다는 연구가 있다. 고혈압 환자도 45% 정도 위험이 증가한다고 한다. 서구식 고열량 식습관과 항산화 식품의 섭취가 부족한 사람에게도 황반변성의 발생 확률은 높아질 수 있다.

 황반변성의 초기 증상은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는 ‘변시증’ 이다. 초기에는 글자나 직선이 휘어 보이거나 욕실의 타일이나 중앙선이 굽어 보이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후 중심시력을 담당하는 부위에 문제가 생기면서 특정 부위가 보이지 않는 ‘중심암점’ 이 발생한다. 즉 중앙에 검은 점처럼 보이지 않는 부위가 생기는 것이다.

 한 전문의는 “초기 황반변성이 한쪽 눈에 먼저 발병한 경우 반대쪽 눈을 주로 사용함으로써 증상을 알아채지 못할 수 있다. 노안으로 오인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위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안과를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반변성 완치 어려워

 황반변성은 완치가 어려우므로 조기 발견이 중요하고, 발견하는 즉시 관리해 시력 저하 속도를 늦춰야 한다.

 초기 황반변성의 경우 금연과 혈압조절, 체중 관리, 건강한 식습관을 갖는 생활습관의 개선이 진행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중기 황반변성의 경우 미국 국립안연구소 연구 결과(AREDS)를 근거로 항산화제(루테인 10㎎, 지아잔틴 2㎎, 비타민C 500㎎, 비타민 E 400IU, 아연 80㎎)가 다양하게 포함된 식이 보충제가 권고된다.

 하지만 습성 황반변성이 시작되면 시력 보존을 위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치료는 항혈관내피성장인자(Anti-VEGF)를 눈에 직접 주사하는 방법으로 경우에 따라 레이저치료와 광역학치료가 보조적으로 병합될 수 있다.

 한 전문의는 “대부분의 환자는 건성 단계에서 진단을 받지만, 수년 내로 습성으로 진행될 위험이 있다. 이 같은 위험을 줄이려면 항산화제를 꾸준히 복용하면서 식이조절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비만 관리를 해야 하며 반드시 금연하고 야외 활동 시 자외선 차단을 위해 선글라스나 모자를 착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한 전문의는 “무엇보다 황반변성 진단을 받았다면 정기적 진료는 필수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며 “특히 습성 황반변성의 경우 예후가 대체로 좋지 않아 실명할 수 있는 만큼, 시력 보존을 위한 적극적인 행동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2022년 3월 2일 수요일 경상일보 전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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