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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중독, 의사 처방없이 설사약 함부로 복용은 금물
언론사 경상일보 작성일 2022-03-23 조회 46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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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중독, 의사 처방없이 설사약 함부로 복용은 금물

최제형 동천동강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가 식중독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복통·설사 등의 증상 발생
|퍼프린젠스균 봄에 활동적
|음식 조리땐 손씻기 철저히
|반려동물 인한 전파도 유의
|증세 7일이상 지속되거나
|탈수증상 심할때는 진료를


 식중독은 섭취한 음식물에 있는 독성으로 생기는 일종의 증후군이다. 많은 사람이 이런 식중독은 무더운 여름에 많이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교차가 큰 봄에도 식중독에 걸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음식을 상온에 보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식중독은 그 원인에 따라 세균 자체에 의한 감염이나, 균에서 생산된 독에 의해 생기는 세균성 식중독, 자연 독에 의한 식중독, 인공적인 화학물에 의해 생기는 화학성 식중독으로 나눌 수 있다.
 가장 흔히 발생하는 것이 살모넬라균, 포도상구균, 장염 비브리오에 의한 감염형 식중독이다. 지금처럼 봄철에 많이 발생하는 식중독은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이하 퍼프린젠스) 식중독균에 의한 식중독이다.

조금만 주의를 기하면 피해갈 수 있는 식중독에 대해 최제형 동천동강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와 함께 알아본다.


◇퍼프린젠스 식중독 봄철 유행

 일반 세균으로 인한 식중독 환자는 주로 여름철,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식중독 환자는 주로 겨울철에 많이 발생한다. 일교차가 큰 봄철에는 퍼프린젠스 식중독이 발생하기 쉽다. 퍼프린젠스 식중독은 퍼프린젠스 균에 오염된 음식을 섭취해 발생한다. 퍼프린젠스 균은 하천이나 지하수 등에서 흔히 관찰되며 사람과 동물의 장, 분변에도 널리 분포하고 있다. 육류와 튀긴 음식, 용기에 보관된 국이나 수프에서 잘 검출되고 열에 강하다는 특징이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총 47건의 퍼프린젠스 식중독 사고에서 1655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기간별로 보면 봄(3~5월)에 24건의 사고 중 771명의 환자가 발생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다음으로 가을(9~11월)에 501명이 퍼프린젠스 균에 노출됐고 겨울(293명)과 여름(90명)이 뒤를 이었다. 발생 원인은 돼지고기 등 육류 음식으로 인한 중독이 666명으로 가장 많았고 도시락 등 복합 조리 식품에서 294건, 곡류(31건)와 채소(26건) 순으로 환자가 발생했다.

 퍼프린젠스 균은 75℃ 이상의 온도로 가열하면 대부분 파괴된다. 하지만 일부는 높은 열에도 살아남아 음식이 식어가는 과정에서 다시 증식하면서 식중독을 일으킨다. 주로 국을 끓인 뒤 상온에서 오랫동안 식히거나, 육류를 냉장 보관하지 않은 상태일 경우 퍼프린젠스 균이 발견될 확률이 높다.

 최제형 동천동강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는 “보통 12시간의 잠복기를 거치는 퍼프린젠스 식중독 증상은 일반적인 식중독 증세와 비슷하게 나타난다. 설사와 복통, 탈수 증상이 나타나며 면역력이 낮은 아이나 고령층의 경우에는 증세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다. 증세가 일주일 이상 지속한다거나 탈수 증상이 심하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살모넬라균 오염원 ‘반려동물’

 또 다른 식중독 원인은 살모넬라균에 의한 식중독이다. 이는 살모넬라균에 오염된 음식, 특히 계란, 우유를 먹거나 보균자와 접촉으로 발생한다. 개나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이나 녹색 거북이가 살모넬라균의 중요한 오염원으로 주목받고 있는데 이런 가정에서는 아이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다만, 살모넬라균은 열에 약해 저온살균으로도 충분히 사멸되므로 조리식품의 2차 오염이 없다면 살모넬라균에 의한 식중독은 발생하지 않는다. 살모넬라균은 저온이나 냉동상태, 건조상태에도 강하기 때문에 제대로 가열해 조리하는 것이 예방에 좋다.

 우리나라에서 살모넬라균에 의한 식중독과 장염 비브리오 식중독 다음으로 많이 일어나는 식중독의 원인균은 포도상구균이다. 자연에 널리 퍼져있는 세균 중 하나로 식중독 외에도 피부 화농이나 중이염, 방광염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장염 비브리오에 의한 식중독은 비브리오가 원인으로, 20℃가 넘는 수온에서 왕성히 증식한다. 열에 약한 편으로 60℃에서 15분, 100℃에서는 수 분 이내에 사멸한다. 어패류에 있는 균이 원인이기 때문에 해산물 자체의 균으로 생기기도 하지만, 조리과정에서 2차 오염이 생기면서 생기기도 한다. 섭취 후 12~24시간 후 복통과 설사를 일으키고, 건강한 사람은 대부분 5~6일 정도 지나면 회복이 되지만 간 질환이나 당뇨병이 있는 환자, 알코올 중독자,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에서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으로 어패류 섭취에 매우 주의해야 한다.


◇예방이 최선책

 식중독은 예방이 최선책이다. 식중독의 예방을 위해서는 유통기한을 잘 확인하고, 의심스럽다면 섭취하지 않아야 한다. 음식을 조리하거나 손을 댈 때는 손을 잘 씻은 후 해야 한다. 가열할 경우에는 75℃ 이상으로 1분 이상, 패류는 85℃에서 1분 이상 가열해야 한다. 60℃의 온도는 식중독을 일으키는 균들의 성장이 왕성한 구간이므로 뜨거운 음식은 60℃ 이상으로 보관하고, 찬 음식은 4℃ 이하로 냉장 보관하는 것이 좋다.

 최 전문의는 “식중독이 생긴 경우 탈수를 예방하기 위해 음식 대신 보리차나 스포츠음료로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는 것이 좋다. 의사 처방 없이 설사약을 복용하면 장내 독사나 세균을 배출하지 못해 병이 더 약화할 수 있어 반드시 처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 전문의는 “설사가 줄어들면 기름기 없는 미음이나 죽부터 단계적으로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하지만 설사가 1~2일 정도 지나도 계속되고 열과 오한, 복통과 구토가 심하고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온다면 빨리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2022년 3월 23일 수요일 경상일보 전상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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