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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 병을 아십니까 ?
작성자 통합관리자 작성일 2009-10-09 조회 50550
분류
신경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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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 병을 아십니까 ?
동강병원 신경과 김성률
 
외래로 내원한 50대 후반의 K씨는 요즈음 들어 의자에서 일어서서 움직이려할 때 행동이 느려지는 것 같고 가만히 있을 때 우측 손이 규칙적으로 떨리는 것 같으며 주위 사람들로부터 왜 무표정하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고 하였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러한 증상들이 약 1년 전부터 조금씩 있었던 것 같고 요즈음 들어 허리나 어깨 등에 막연한 통증도 오며 기억력도 조금 떨어지는 것 같았다고 합니다. 이러한 증상들이 파킨슨병을 가진 환자들의 전형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1817년 제임스 파킨슨이라는 영국인 의사가 처음 기술한 이후 파킨슨병으로 불리기 시작했고 권투선수 알리나 교황 요한 바오로2세 같은 유명한 분이 이 병을 앓으면서 일반인들에게는 조금 더 알려진 것 같습니다. 파킨슨씨병은 치매에 이어 두 번 째 로 빈번하게 유발되는 퇴행성 뇌질환으로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그 발병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평균 수명이 늘어 감에 따라 그 환자 수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원인과 증상
파킨슨병은 뇌간의 흑색질 이라고 하는 부분에서 만들어지는 도파민이라는 신경 전달물질이 부족하게 되어 생기는 퇴행성 질환입니다. 흑색질의 신경세포는 뇌의 기저핵 이라는 부위와 연결되는데, 기저핵은 뇌의 운동피질 및 기타 여러 부위와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어 인체의 운동을 부드럽고 조화있게 그리고 정확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해 주는 매우 중요한 부위입니다. 도파민은 바로 흑색질에서 이런 기저핵의 기능을 조절하기 위하여 분비되는 신경 전달물질인 것입니다. 따라서 도파민의 부족은 운동기능의 장애를 초래하여, 파킨슨병의 주 증상인 진전(떨림), 경직, 서동증(행동이 느려짐), 불안정한 자세 유지 등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아직 파킨슨병의 원인, 즉 무엇 때문에 흑색질의 신경세포가 파괴되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한 해답이 없고, 따라서 아직 신경세포의 파괴를 막을 근본적인 치료법도 없습니다. 그러나 이를 규명하기 위하여 활발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여러 연구 결과에 의하면 흑색질 신경세포의 약 80퍼센트 이상이 파괴되었을 때부터 파킨슨병의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바꾸어 말하자면 병의 증상은 초기라고 할지라도 신경세포의 파괴 정도는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파킨슨병의 초기에는 비특이적으로 전신 위약감이나 피로감, 권태감 등이 있을 수 있는데 이럴 때는 병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또 진단을 내리기도 힘듭니다. 대부분의 경우 좀 더 특징적인 증상들이 나타나면서 병원을 찾게 됩니다. 파킨슨병의 증상은 크게 일차적 증상과 이차적 증상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일차적 증상은 경직, 떨림, 몸의 움직임이 느리거나 줄어들고, 몸의 균형을 잡기 힘들거나 보행장애 등의 증상들로서 흑색질의 신경세포 파괴로 인하여 생기는 직접적인 현상입니다. 파킨슨 병이라고 진단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일차적인 증상들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우선 일차적 증상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① 경직이란 근육의 긴장도가 증가된 상태로서 힘을 주지 않은 상태에서 검사자가 관절운동을 시킬 때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마치 관절이 굳은 것처럼 잘 움직여지지 않는 증상입니다. 심한 경우에는 환자의 몸이 관절이 없이 마치 한 덩어리로 딱딱하게 굳어 있는 듯이 보일 수도 있습니다.

② 떨림은 파킨슨병 환자의 약 75퍼센트에서 나타나는 증상으로 손에서 가장 흔하며 때때로 발에서도 나타나고 머리, 목, 얼굴 근육, 턱에서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떨림 증상도 사지의 어느 한쪽에서 시작하여 병이 진행하면서 양쪽 모두를 침범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보통 떨림은 움직이지 않을 때(휴식할 때) 심해지는 특징적인 경향을 보입니다. 파킨슨병에서는 이러한 근육의 경직이 종종 떨림과 같이 나타나 검사자가 관절을 움직일 때 마치 톱니바퀴를 돌리는 느낌 같다 하여 치륜상 경직이라고도 불리우는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③ 행동이 느려져서 침대에서 일어난다든가 의자에서 일어날 때 예전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며, 손의 움직임도 느려져서 글씨쓰기도 예전보다 힘들어하고 글씨체도 작아지는 등의 모습을 보입니다.

④ 또한 몸의 평형을 유지하는데 장애가 있어 특히 걷다가 방향을 바꾸거나 누군가 환자를 조금만 밀어도 균형을 쉽게 잃어 버리고 쓰러지는 모습을 보입니다.

⑤ 보행 시작이나 끝 그리고 방향 전환 시에 종종걸음을 보이면서 힘들어 한다든가, 보행 중 팔의 흔들림이 줄어 들며, 짧은 보폭의 종종걸음으로 앞으로 쓰러질 듯한 걸음걸이를 보이거나, 보행 도중 발이 갑자기 땅에 붙어 버린 듯이 걸을 수 없는 등의 보행장애도 보일수 있습니다.
이차적 증상은 일차적 증상으로부터 파생되어 생기거나 흑색질 외의 다른 신경계의 침범에 의하여 생기는 증상(우울증, 수면장애, 치매, 목소리가 작아지고 억양이 단조롭고 변화가 별로 없어서 감정이 없이 말하는 것처럼 들리는 언어장애, 변비, 어지럼중(기립성 저혈압), 꾸부정한 자세, 몸통, 허리, 다리 등에서 뚜렷하지 않은 이상감각이나 불쾌한 느낌을 호소하는이상 감각)들을 지칭합니다.
치료
파킨슨병에 사용되는 주된 치료 약물은 뇌에서 부족해진 도파민의 기능을 보충해 주는 약제입니다. 그 외 신경세포의 파괴를 예방 혹은 지연시키고자 하는 목적이나 기타 우울증 등의 부수적인 증상을 조절하기 위한 약물 치료 등이 있습니다. (아만타딘, 항콜린성 약제, 엘-도파, 도파민 효능제) 또한 수술적 치료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시상핵 파괴술,담창구 파괴술, 뇌심부전기자극치료법). 수술은 대개 뇌의 기저핵 부위에 일부러 병변을 만들어 줌으로써 반대측에서 나타나는 파킨슨병의 증상을 없애기 위하여 시행됩니다. 따라서 수술 방법도 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고자 하는 목적이 아니라, 약물치료와 마찬가지로 증상의 완화가 그 목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약물 치료를 받은 환자에서 더 이상 약물치료의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 때 마지막 수단으로 시도해 보는 치료법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보통 수술로 많은 효과를 보는 경우는, 나이가 비교적 젊은 환자에서 떨림이나 경직이 한쪽에 훨씬 심한 경우입니다. 서동증 등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효과가 떨어집니다. 그리고 장기간 엘-도파 투여의 부작용으로 생기는 불수의적 운동에 대해서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세포 배양술 및 수술 기법의 발달로 최근에 도파민을 생성할 수 있는 세포를 직접 뇌에 이식하는 방법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이 방법은 파킨슨병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교정시키고자 한다는 점에서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아직 그 효과에 대해서는 연구 결과가 적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평가하기는 이릅니다. 또한, 이식된 세포가 뇌에 잘 붙어 있지 못하여 그 효과가 일시적인 경우가 많다는 문제점이 있으며, 태아 조직 이식수술의 경우 윤리적인 문제도 있기 때문에 시행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향후 계속적인 연구로 이러한 문제 점들을 해결해 나간다면 파킨슨병의 치료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되는 방법입니다.

결론
활동이나 자세를 취할 때 심해지는 본태성 진전증, 파킨슨병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다른 뇌질환, 약물에 의한 파킨슨 증후군등을 감별해야하지만, 파킨슨병 환자들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만 받으면 상당기간 동안 거의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환자, 보호자, 그리고 의료진이 서로 잘 협동하고 이해하여 파킨슨병을 잘 조절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파킨슨병의 홍보를 위해 1817년 최초로 파킨슨병을 질환으로 확립한 영국 의사 제임스 파킨슨 (1755~1824)의 생일을 기념하여 4월 11일을 세계 파킨슨병의 날로 지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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