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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자꾸 하면 정신병 될 수도-김재홍 정신과장
언론사 경상일보 작성일 2007-08-29 조회 66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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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자꾸 하면 정신병 될 수도

학력논란·부자행세등 습관적 거짓 진실로 믿어


 리플리병을 아시나요

 학력 거짓 파문이 거세지면서 최근 '리플리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리플리병은 거짓말을 반복해 남을 속여오다가 결국 자신의 거짓말이 진실인 양 믿어버리는 정신병. 전문 의학 용어로는 공상허언증이라 부른다.
 '리플리'란 명칭은 영화 '태양은 가득히'(1960)의 주인공 '리플리'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영화속 리플리는 남을 속이는 데 도가 지나쳐 결국 자신의 거짓말이 진실이라고 믿어 버린다.
 거짓말하는 습관도 정도가 지나치면 병이라고 하는데 공상허언증, 원인이 무엇일까.

 # 억압된 상황 극복용 거짓말
 공상허언증은 거짓말의 한 형태이다. 거짓말을 반복해서 하다보니 거짓말이 사실인 양 믿게 된다. 거짓 학력을 사실인 양 믿는다거나 재산이 없음에도 부자라고 거짓말하면서 부자 행세를 하는 것도 모두 공상허언증의 단적인 예이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공상허언증 환자들은 사회가 급속히 변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하는 편이다.
 김재홍 정신과 전문의는 "정확한 수치를 말할 수는 없지만 요즘 사회에 많이 나타나고 또 앞으로 더 많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정신 질환"이라면서 "억압된 게 많거나, 원하는 게 있는데 이루지 못했을 때, 콤플렉스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상황을 극복하거나 합리화시키는 방안으로 거짓말을 선택, 반복될 경우 병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경쟁이 심한 사회이다보니 누구나 남들보다 앞서 나가고 싶어하는데 그러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고 거짓을 동원해서라도 이득을 얻고 싶을 수 있다"면서 "때문에 현대인 누구나 공상허언증을 앓을 가능성은 있다"고 진단했다.

 # 악의적·이익 위한 거짓은 금물
 공상허언증이 언제 어느 때 어떤 사람에게서 나타날 지 단정지을 수는 없다. 또 거짓말을 반복적으로 한다고해서 무조건 병적인 증세로 볼 수도 없다.
 김 전문의는 "성인의 경우, 거짓말을 한다해도 자신이 거짓말을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현실과 비현실을 명확히 구분한다면 병적으로 보지는 않아도 되고 어린이나 청소년의 경우는 이익을 얻거나 악의적인 거짓말을 죄책감 없이 습관적으로 하지 않는다면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8세 이전의 어린이는 현실과 비현실을 혼돈하기도 하고 부모로부터 야단맞을 일을 걱정해 악의 없이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 역시 악의적이거나 의도적인 거짓말이 아니라면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그는 "공상허언증이 억눌리거나 달성하지 못한 무엇인가를 극복하려는 한 방법으로 거짓을 선택하게 된다는 점에 비춰볼 때 학력 부족이 콤플렉스라면 부족한 대로 인정하고 자신의 다른 장점을 부각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는 태도를 기르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주변에 공상허언증 증세를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야단치거나 가르치려하기 보다는 따뜻한 마음으로 품고 허황된 것은 결국 사라진다는 점을 주지시키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문했다.

/ 유귀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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