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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전증, 혈관타고 이동하며 혈액 차단해 생명 위협
언론사 경상일보 작성일 2022-03-04 조회 47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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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혈전증, 혈관타고 이동하며 혈액 차단해 생명 위협

▲ 이진성 동강병원 심장혈관센터 센터장이 혈전증 문제로 병원을 찾은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피가 혈관에 굳어져 뭉친 것
|정맥순환 잘안되면 혈전생겨
|장기간 다리 안움직이거나
|혈전차단물질 부족할때 발생
|몸 붓고 하지정맥류·치질증상
|폐부종 발생하면 생명 위험
|녹이는 약·필터삽입으로 치료
|장시간 운전시 스트레칭하고
|수분섭취 많이하면 예방 도움

 
 이름도 생소했던 혈전증이 최근 2년 사이 언론에 자주 등장했다. 바로 코로나 백신 부작용 중 하나로 알려지면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이름은 들어봤어도 여전히 생소한 혈전증은 생각보다 흔한 질병으로 최근 유병률도 높아졌다.

 혈전은 피가 혈관에 굳어져 뭉친 것이다. 혈관 안에서 혈액이 굳는 것을 예방하는 장치 중 하나가 작동하지 않으면 혈전이 만들어진다. 혈전이 무서운 것은 혈관을 타고 이동하다 여러 장기로 가는 혈관을 막아 혈액 이동을 차단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생기면 어제 건강해 보였던 사람이 오늘 갑자기 사망할 수도 있고,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심각한 후유증이 남을 수도 있다. 동맥 계통 질환에 비해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혈전과 관련해 이진성 동강병원 심장혈관센터 센터장과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폐부종으로 생명 위험해질 수도

 우리 몸의 혈관은 고속도로와 같이 양방향으로 흐른다. 심장에서 동맥으로 피가 뿜어져 나와 모세혈관을 지나 정맥을 통해 다시 심장으로 유입된다. 정맥은 동맥보다 혈관 탄력이 낮고 혈관 벽이 얇다. 또 피의 역류를 막는 판막도 있다. 주로 발생하는 심근경색, 뇌경색 등은 동맥 계통 질환이다. 정맥 계통 질환은 하지정맥류 정도로 중요도가 동맥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정맥 순환이 잘 안 되면 혈전이 생긴다. 혈전의 발생 요인은 느린 혈류 속도, 혈액의 혈전 경향 증가, 혈관 손상 등 세 가지 요인이 한 가지 이상 발생할 경우 생긴다.

 또 정맥에 문제가 생기면 가장 흔한 증상으로 몸이 붓는다. 이는 심장으로 돌아가야 할 혈액이 순환되지 않아 압력이 증가하면 그로 인해 풍선이 늘어나듯 정맥혈관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늘어난 정맥에 피가 혈이 고이는 것을 울혈이라고 하며 이로 인해 혈관 주위가 붓게 된다. 이런 현상이 어디에 생기냐에 따라서 여러가지 병명으로 불린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것으로는 하지 정맥류와 치질이 있다. 폐부종이 발생하면 생명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


◇심각하면 혈전 녹이는 약물 사용

 우리 몸은 혈전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 크게 세 가지 방향에서 노력한다. 끊임없이 혈액이 흐르게 하며 혈관 안에서 피가 굳지 않게 혈액 성분을 조정하고, 혈관 벽에 혈액이 들러붙지 않도록 혈관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다.

 첫째는 장기간 다리를 움직이지 않아 혈액의 흐름이 느려지면서 하지정맥 내에 혈전이 생기는 경우다. 대표적인 예로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이 있다. 다리의 근육들은 정맥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펌프 역할을 하는데 다리를 움직이지 않는 동안 그 기능을 하지 못해 정맥 내 혈액 흐름이 느려진다. 다리 수술 후 깁스를 하거나 중환자실에 장기간 누워있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두 번째는 혈전이 생기지 않도록 혈액 체계 내에서 여러 물질을 만들어 내는데, 이러한 물질이 선천적으로 부족하거나 다른 질환에 의해 후천적으로 부족해지는 현상이다. 가족력이 있고 젊은 나이에 발생한 경우 유전적 혈전증 등을 의심해봐야 한다. 유전자 검사로 진단할 수 있다. 가장 흔한 후천적 원인은 암이다. 암세포에서 나오는 성분들이 혈전 방어체계를 무너뜨린다. 경구용 피임약 복용이나 비만 등도 혈전증이 잘 생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세 번째는 혈관이 상처를 입었을 때다. 다리 부상 또는 혈관 수술을 했거나 과거 하지정맥혈전증을 겪으면서 혈관 벽에 손상을 입은 경우  등을 들 수 있다.

 이진성 동강병원 심장혈관센터 센터장은 “치료는 혈전이 더 생기지 않게 약을 쓴다거나, 심각한 상황에서는 직접 혈전을 녹이는 약을 쓰기도 한다. 골반 쪽의 큰 정맥이 막힌 경우에는 혈전이 없어져도 그 혈관이 손상돼 만성적인 후유증으로 고생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센터장은 “이런 경우 시술로 막힌 혈관에 가느다란 관을 넣어 혈전에 바로 약이 작용하게 해서 빨리 혈전을 녹여 혈관 손상을 최소화를 시키기도 한다. 폐색전을 막기 위한 필터를 삽입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참고로 코로나 백신에서 언급됐던 혈전은 면역체계의 오작동으로 혈소판이 감소해 발생하는 매우 드문 유형이며 기전도 다르다.

 모든 병이 다 그러하겠지만 혈전 또한 평소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시간 고정된 자세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장시간 운전을 하거나 비행기를 탈 때는 한 번씩 스트레칭해주고 휴식을 취할 때 걸어주는 것이 좋다.

 탈수가 되지 않게 수분 섭취를 많이 하고 알코올이나 카페인은 소변을 자주 나오게 하므로 가급적 피하는 생활 습관을 지녀야 한다. 그 외에도 금연과 적절한 체중 유지, 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이 있다면 적절한 약물치료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2022년 3월 4일 금요일 경상일보 전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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