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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 치료해도 계속 생기는 ‘점’…조직검사 받아야
언론사 울산경제 작성일 2023-05-09 조회 45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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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저 치료해도 계속 생기는 ‘점’…조직검사 받아야
<동강병원 성형외과 지소영 전문의에게 듣는 '피부암'>

동강병원 성형외과 지소영 전문의


◇식습관 변화 등으로 발병률 증가

 과거 피부암은 우리나라에서는 비교적 드문 암이었다. 멜라닌 색소가 동양인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서양인에게 피부암 발생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우리나라도 평균 수명이 늘어난 데다 캠핑·등산·여행 등 야외 레저 활동을 즐기는 인구가 증가해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또 서구화된 식습관과 자외선 노출 증가 등으로 인해 최근 10년 사이 발병률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피부암으로 병원을 찾은 인원은 2017년 2만983명에서 2021년 2만9,459명으로 약 40% 늘었다고 보고됐다.

 한국인에게 빈도가 높은 3대 피부암은 기저세포암, 편평세포암, 악성 흑색종이다.

 기저세포암은 표피의 기저세포가 암세포로 변해 발생하는 암이며, 피부암 중 비교적 얌전하고 늦게 자라는 암에 속한다. 편평세포암은 외주 자극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각질증을 만드는 각질형성포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국내에서는 기저세포암 다음으로 많이 발생하는 피부암으로 피부가 헐고 진물이 나 점차 피부 밑으로 파고드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으로 흑색종은 멜라닌 세포가 악성화해 과증식하는 피부암으로 치명도가 높고 검은 색소가 점차 짙어지면서 병변의 크기가 커지고 다른 부위로 전이될 수 있다.

 대부분 피부암은 적절한 시기에 진단·치료하면 완전한 제거를 기대할 수 있지만 방치할 경우 암 조직이 피하·근육 등으로 퍼질 수 있다.

 문제는 피부암에 대한 인식 자체가 낮아 암 병변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단순한 노화 현상쯤으로 생각하는 사례가 많다. 예를 들면 콧등에 검버섯 같은 게 새로 생겼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지내다 크기가 점점 커지고 생김새가 다른 검버섯과 좀 다른 것 같아 조직검사를 해보니 피부암으로 진단돼 커진 암과 주변 조직을 제거한 뒤 피부 이식을 거치고 나서야 완치에 이르는 경우 등이 있다.

 
◇자외선·서구화 생활습관 등 다양한 원인

 피부암을 일으키는 요인으로서 가장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자외선의 영향이다. 자외선은 각질세포에 있는 암 발생 유전자의 DNA를 변형시킴으로써 암 생성을 유발한다. 단기간에 대량의 자외선을 쪼이는 것은 물론 어릴 때부터 축적된 자외선의 영향에 의해서도 암이 발생하기 때문에 인구의 고령화에 따라 얼굴이나 목, 손등 등 햇빛에 노출되는 부분에서 생기는 편평상피세포암이 증가하는 추세다.

 생활습관도 영향을 주는데 등산, 낚시, 골프, 스키 등 스포츠 레저 활동 증가 및 일광욕을 자주 즐기는 등 생활습관의 서구화로 자외선 노출이 늘고 있다. 최근에는 환경오염으로 인한 오존층 파괴로 지표에 도달하는 자외선량이 증가해 피부암이 늘고 있다.

 연구에 의하면 대기 중의 오존층이 1% 감소함에 따라 편평상피세포암의 발생빈도는 2% 증가한다.

 이밖에 편평상피세포암에는 전부터 알려진 발생 요인이 몇 가지 있다. 화상이나 외상의 흉터, 만성적인 피부 궤양, 골수염에 의한 샛길(누공), 완치하기 어려운 만성 농피증, 장기간에 걸친 욕창, 방사선 치료 후에 생기는 만성 방사선 피부염, 장기간 열에 노출되는 경우 등이다.

 또 직업적으로 타르 종류 및 광물기름 등과의 장기적인 접촉이 피부암의 발생에 관여하는 경우도 있다. 장기이식, 백혈병 등 만성적으로 면역이 억제된 환자에서 발생률이 증가하며 구강이나 두경부에 생기는 편평상피세포암의 경우 유전적 염색체의 결손도 보고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재래식 환약을 복용한 사람에게서 환약에 포함된 비소 화합물로 인해 수년이 경과한 후에 전신에 피부암이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점에 변화 있으면 주의 기울여야

 기저세포암의 초기 증상으로서 가장 흔히 관찰되는 것은 약간 볼록하게 나온 검은색이나 흑갈색의 병변인데, 대부분은 이를 점이라고 착각한다.

 가장 대표적인 결절궤양형인 경우 수년에 걸쳐 서서히 커져서 종괴를 형성하고, 더 진행되면 중심부가 함몰되어 궤양이 생기며, 그 주변부는 제방처럼 튀어나온 여러 개의 검은 구진에 둘러싸이게 된다.

 드물게는 약간 광택이 있는 연한 붉은 색과 흰색의 흉터처럼 생긴 상태를 보이는 반상경피증형과 경계가 선명한 홍반으로서 표면의 피부가 딱지처럼 떨어져 나가는 상태를 보이는 표재형 등과 같이 암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것들도 있다. 점이라고 생각해 레이저 치료를 수차례 했는데도 동일 부위에 병변이 다시 재발하는 경우 반드시 조직 검사를 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편평상피세포암은 피부뿐만 아니라 점막에서도 발생하며, 발생부위나 발생요인에 따라 증상은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피부가 부어올라 살덩어리가 부서진 것처럼 보이며, 비교적 붉고 크며 균일하지 않은 모양을 보인다. 특히 만졌을 때 응어리가 있는 경우에는 주의해야 한다. 종양이 커지면서 특별한 자각 증상은 없는 경우도 있지만 편평상피세포암에서는 종양(암)의 표면이 약해져 일반 세균에 의한 감염이 잘 일어나고 고름이 나오거나 악취가 나는 경우가 많다.

 가장 악성도가 높은 악성흑색종의 경우 가려움증이나 통증 같은 자각 증상이 없으며 평범한 검은 반점으로 보인다. 정확한 진단을 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간단한 ABCDE 관찰법이 도움된다.

 그러나 모든 악성흑색종이 ABCDE 모양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검은 점이 새로 생긴다든지, 이미 있었던 검은 점의 모양, 크기, 색조가 변하거나 그 주위가 가렵고 작열감 또는 통증이 느껴진다든지, 출혈이나 궤양, 딱지 형성 같은 표면 상태의 변화를 보인다든지, 또는 기존의 점과 인접해 새로이 작은 점들이 생기는 경우 등이 나타나면 일단 악성화를 의심해야 한다. 성인에서는 이미 존재하던 색소성 병변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경우에는 일단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자외선 노출 줄이고 자가검진 정기적으로

 이러한 피부암의 경우 주기적인 자가검진이나 피부과적 검사에 의해 피부암으로 의심되는 병변이 발견되면 조직검사를 시행해 확진할 수 있다.

 피부암을 치료하는 다양한 방법 중에 병변과 주위의 정상 경계부를 일부 포함해 종양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가장 흔히 사용되는 치료 방법이다.

 수술에 의한 피부 결손이 심한 경우에는 피부이식이나 피판술을 시행함으로써 부족한 피부를 채울 수 있다.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기저세포암과 편평세포암의 경우 조기에 발견하면 수술적 치료만으로 완치가 가능하다. 악성 흑색종의 경우에도 1기에 치료하면 수술적 치료만으로도 95% 이상 완치가 가능해 조기에 발견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피부암을 예방하기 위해 가장 위험한 요인인 자외선 노출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며, 조기 발견을 위해 3~4개월마다 본인의 신체의 점이나 피부병변을 자가 검진해야 한다. 또 보이지 않는 곳은 가족들이 서로 확인을 해주거나, 주기적으로 사진을 찍어 변화를 관찰하는 게 좋다.

 
<2023년 5월 9일 화요일 울산경제 이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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