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만성 기침, 입에서 신맛 나거나 속 타는듯한 느낌땐 의심
언론사 경상일보 작성일 2023-05-10 조회 45346
첨부
 만성 기침, 입에서 신맛 나거나 속 타는듯한 느낌땐 의심

▲ 강예원 동강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전문의가 만성 기침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기침 8주 이상 지속땐 자연호전 드물어
|가장 흔한 원인 ‘후비루 증후군’ 꼽아
|코 뒤로 분비물 흘러 기침수용체 자극
|만성기침 20~30%는 ‘기침 이형 천식’
|호흡곤란·쌕쌕거림 없이 기침만 지속
|위·식도 역류에도 발생하며 식후 악화
|병력청취·폐기능검사 등으로 원인찾고
|원인 없을땐 과민증후군 분류 장기치료
|담배·술 절제하고 올바른 생활습관 도움

  코로나로 시행됐던 방역 조치가 완화되고 마스크 착용이 전면 해제됨에 따라 길거리, 공공장소 등에서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다만, 최근 아침저녁 기온 차가 10~20℃에 이를 정도로 크게 나면서 대표적인 호흡기 감염증인 감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에 곳곳에서 콜록거리는 기침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감기로 인한 증세가 호전된 이후에도 기침이 지속되면 단순한 감기 증상이 아닌 만성 기침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최근 유행하는 감기는 오랜 기침을 유발하기도 해 강예원 동강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전문의와 함께 만성 기침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만성 기침 원인 다양
 
  기침은 해로운 물질이나 자극이 기관지, 허파로 들어가는 것을 보호하기 위한 신체의 방어 작용 중 하나다. 동시에 환자가 병원을 찾아오는 가장 흔하고 불편한 증상이다. 3주 이내의 급성 기침은 대개 상기도 바이러스 감염증이 원인으로 대부분 자연적으로 호전되지만, 기침이 8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는 자연 호전이 드물기 때문에 만성 기침이라 별도로 분류한다.

  만성 기침의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후비루 증후군, 기관지 천식, 위·식도 역류 등의 질환이 있다. 이런 만성 기침은 한 가지 질환이 원인인 경우도 있지만, 대개 두 가지 이상의 요인이 함께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가운데 약 40%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원인은 콧속 분비물의 증가에 의한 후비루 증후군이다. 후비루 증후군은 알레르기비염, 상기도 감염 후 비염, 부비동염 등에 의해 코 뒤로 분비물이 흘러 내려가며 인두, 후두의 기침 수용체를 자극해 발생한다. 특히 누워있을 때 잘 나타나며, 수면 중이나 이른 아침에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목뒤에 무엇인가가 넘어가는 것 같은 느낌, 코 뒷부분과 목 뒷부분이 연결되는 부위에 이물감이 느껴지며, 코가 막혀 숨을 몰아쉬기도 한다.

  또 기관지 천식에 대한 감별도 필요하다. 기관지 천식은 일반적으로 발작적인 호흡곤란, 쌕쌕거리는 소리와 함께 기침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종종 호흡곤란이나 천명 없이 기침만 지속되는 형태로도 나타날 수 있다.

  이렇게 천명과 호흡곤란 없이 나타나는 천식을 기침 이형 천식이라고 하는데 만성 기침의 20~30%가 기침 이형 천식에 의한 것이다.

  강예원 동강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전문의는 “기침 이형 천식은 기관지 천식과 비슷하게 야간에 기침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으며 운동, 찬 공기, 담배 연기 등의 자극에 의해 악화하기도 한다”며 “이를 장기적으로 추적하면 일부에서 천명, 호흡곤란 등의 전형적인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위·식도 역류도 만성 기침 유발


  위·식도 역류가 있어도 만성 기침이 생긴다. 10~20%의 환자에게서 위장장애에 의해 위산과 위 내용물이 역류해 하부 식도의 기침 수용체를 자극해 만성 기침이 발생한다. 드물게는 위 내용물이 기도로 흡입돼 일어나기도 한다. 기침은 위·식도 역류가 잘 일어나는 상황에서 나타난다. 즉 식사 후나 잠을 잘 때 악화하는 경향이 있다.

  강 전문의는 “위·식도 역류에 의한 만성 기침은 입에서 신맛이 나거나 속이 타는 듯한 감각이 명치에서 위로 밀쳐 오르는 증상 등이 있는 경우 의심해 볼 수 있다”며 “그러나 상당수의 환자가 이와 같은 증상이 없이 기침만 호소하기 때문에 문진만으로 위·식도 역류가 만성 기침의 원인이 되는 것을 확인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약물에 의해 유발되는 기침, 간질성 폐질환, 만성 기관지염, 폐암, 폐결핵 등에 의해서도 기침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폐암과 기관지 결핵인 경우에는 흉부 엑스선 사진상 이상 소견이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여러 차례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10~20%의 환자에게서는 정밀 검사에서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특별한 원인이 없이 지속되는 기침의 경우 기침 과민증후군으로 분류해 장기적인 치료를 하기로 한다.


◇올바른 생활 습관 기침 예방


  무엇보다 기침을 유발하는 질환의 진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정밀한 병력 청취다. 기침이 시작된 시기, 유발되는 상황, 동반된 증상에 대해 상세한 조사를 거친 뒤, 의심되는 질환에 대해 흉부 엑스선 사진, 부비동 엑스선 촬영, 폐기능 검사, 천식 유발 검사, 흉부 단층촬영 등을 시행해 만성 기침의 원인이 되는 질환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담당 의료진과 서로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며 처방과 치료 지침에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기침은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일상의 불편함은 물론 고통까지 빠르게 해소할 수 있다. 수 주 이상 기침이 지속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전문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

  강 전문의는 “적절한 치료와 함께 올바른 생활 습관으로도 기침 악화를 예방할 수 있다. 역류성 식도염 환자들은 과식하지 않고, 식사 후 바로 눕지만 않아도 증상이 좋아질 수 있다”며 “담배나 술 등은 역류성 식도염 환자는 물론 기관지가 약한 환자들에게도 좋지 않으니 최대한 금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2023년 5월 10일 수요일 경상일보 전상헌기자>
목록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