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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의료봉사 - 최은진 동강병원 간호사
언론사 울산신문 작성일 2008-02-11 조회 63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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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의료봉사




최은진 동강병원 간호사
2007년 12월 15일. 설레임과 걱정스러운 마음을 안고 33명의 울산 그린 닥터스 의료봉사단원들과 함께 캄보디아로 3박 5일의 봉사일정에 올랐다. 보통 캄보디아 의료봉사는 시내인 시엠립시에서만 한정되어 있다는데 우리가 가는 곳은 캄보디아와 태국의 국경지대인 오지마을로 아직까지 단 한번도 의료봉사가 행해지지 않은 지역이라고 한다. 오지마을답게 황토 먼지를 뚫고 3시간 30분 동안 비포장 도로를 달려 도착한 곳은 '스라이스놉' 이라는 작은 마을. 미니버스에서 내리자 군청마당을 가득 매운 수백명의 시선이 일제히 우리를 향해 돌려지는 순간 걸음을 딱 멈추고 숨을 죽였다.
마을 주민들의 90%가 의사를 처음 봤다고 하니 더 말해서 무엇하겠는가. 캄보디아는 우리나라의 50-60년대를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암담한 현실에 눈앞이 캄캄했지만 긴급회의를 시작으로 업무분담이 이루어졌다. 현지 의사들이 코디 역할을 하여 1차로 환자를 과별로 분류하고 현지인, 한국인 가이드들까지 모두 합세하여 통역을 하며 도움을 주시는 모습이 참 아름다워 보였다. 약국인력의 부족으로 나는 약국지원 업무가 주어졌다. 전기 공급 부족으로 자동포장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겨 모든 약을 수동 포장하는 대 작업이 이루어졌다. 현지는 늦가을이라는데 왜 이렇게 우리가 느껴지는 체감온도는 한여름일까? 35도가 넘는 기온에 숨쉬기가 힘들고 비 오듯 내리는 땀에 눈 뜨기도 힘들었다. 선풍기도 한대 없고 창문에 다닥다닥 붙어서 구경하는 원주민들로 인해 작은 미풍조차 창틈으로 들어 올 수가 없었다.
 약이란 걸 처음 접해보는 이들에게 약 복용법을 설명하기란 쉽지가 않았다. 한국말을 영어로, 영어를 캄보디아 말로, 캄보디아어를 지방방언까지 몇 단계로 거쳐야 하고 최후에는 손짓, 몸짓까지 동원되어 한바탕 웃는 헤프닝 등 서로의 모습이 격려가 되고 멈추지 않는 원동력이 되는 거 같아 힘든 일도 즐거움으로 다가왔다. 이틀 동안 하루 7시간의 먼 길을 왕복하며 진료한 환자 수 1300여명. 짧은 의료봉사 일정을 마감하며 다들 최선을 다한 모습에 서로 박수를 치며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다음을 기약하며 아쉬운 마음을 접었다.


사랑과 정성을 다하는 병원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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