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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러우면 빈혈? 철분제 복용?…'어지럼증'
언론사 울산경제 작성일 2023-05-23 조회 45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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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지러우면 빈혈? 철분제 복용?…
신경과 오학주 전문의에게 듣는 '어지럼증'

동강병원 신경과 오학주 전문의
 

◇어지럼증은 빈혈과 무관

 '어지럼증'은 한 통계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42%가 일생에 한 번은 어지럼증으로 의사를 찾게 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현기증, 현훈, 어지럼증을 구별하지 않고 혼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사실상 구분해서 정의하기도 어렵다.

 많은 이들이 어지러우면 빈혈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빈혈의 주요증상은 만성적인 피로일 뿐 어지럼증과는 무관하다. 이에 따라 어지럽다고 무작정 철분제를 복용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누워있거나 앉아 있다가 갑자기 일어설 때 피가 아래로 일시적으로 쏠리면서 뇌로 혈액의 공급이 부족해서 생기는 기립성 저혈압의 경우는 병이라기보다 생리적 현상에 가깝다. 이는 천천히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면 좋아질 수 있다. 조회 시간 운동장에 오래 서 있던 학생이 쓰러지는 경우도 기립성 저혈압으로 볼 수 있다.


◇좌우 균형 깨지면 어지럼증 발생

 우리 몸은 항상 좌우 균형을 유지하려고 한다. 전정계와 시각 및 체성감각이 그 중요한 역할을 하고 상호보완 관계에 있다.

 전정계가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여기에 이상이 생기면 양쪽 균형이 깨어지고 어지럼증, 구토, 비틀거림 등의 증세가 나타나게 된다.

 놀이동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바이킹과 같은 놀이기구가 전정계를 자극 혹은 억제해 아찔함과 스릴을 느끼게 하고, 속도 매스껍게 하는 것이다.

 우리 몸을 자동차로 비유하면 양쪽 내이에 있는 세반고리관은 타이어로 비유될 수 있는데, 한쪽 타이어가 펑크가 나면 차가 한쪽으로 쏠리듯이 한쪽 세반고리관이 파괴가 되면 그쪽으로 기울든지 넘어지게 된다. 양쪽 모두 이상이 생기면 한쪽으로 쏠리지는 않지만 계속해서 불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원인에 따라 증상 조금씩 달라

 어지럼을 느낄 때 회전성인지 비회전성인지 감별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비회전성 어지럼'은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아찔아찔하고 붕 떠 있는 느낌이 들며 심하면 실신까지 한다. 손발이 저리거나 집중력이 떨어지고 긴장성 두통을 흔히 동반한다. 대개 환자들에게 자세히 물어보면 '어지리하다'고 표현을 하는데, 이는 전정계의 이상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 과 호흡, 부정맥 등이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

 '회전성 어지럼증'은 주위가 빙글빙글 돌고 비틀거리며 구토를 흔히 동반하며, 머리를 움직일 때 증상이 악화된다. 회전성 어지럼은 '말초성'인지 '중추성'인지를 구별해야 한다.

 중추성이란 머리 안에 문제가 생겨서 발생하는 어지러움증을 말한다. 뇌경색, 뇌출혈, 뇌종양, 뇌혈관 협착 등 듣기만 해도 무서운 질환들이다. 중추성 어지러움이 의심되면 최대한 빨리 검사받고 확인하는 것이 좋다. 말초성이란 뇌신경이 머릿속에서 나와서 귀, 눈 등으로 뻗어져 나가는데 종착지인 각각의 신체 부위에서 생기는 문제로 발생하는 어지러움을 뜻한다.

 말초성 어지럼증은 크게 양성 발작성 체위성 어지럼증(BPPV)과 전정 신경염 메니에르병 등이 있는데, 가장 흔히 접하는 것이 BPPV다. 이는 귀 안쪽의 세반 고리관, 정기관에 있는 돌조각이 제자리에 있지 않고 빠져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갑자기 머리나 몸의 위치를 바꿀 때 생기며 보통 30초 이내에 끝나지만, 그 후로도 어지러운 느낌을 몇 시간 내지 하루 종일 느낄 수도 있다. 어지러워서 신경과 외래로 방문하는 대부분 환자가 이 경우에 해당한다.

 
◇치료법과 예방법

 돌조각이 빠지는 정확한 원인은 모른다. 본인의 면역성이나 컨디션이 저하되거나 노화 과정에 의해 돌조각의 변성 등으로 제자리에서 반고리관으로 빠진다고 생각해도 된다.

 고개를 돌려서 돌조각을 넣어주는 방법이 있다. 현재까지 많은 종류의 도수치료나 운동치료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증명됐다. BPPV 도수치료에는 크게 2가지 종류가 있으며 약 80~90%의 완치율을 보이고 있다.

 BPPV의 어지럼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의 변화가 필요하다. 우선 높은 베개를 이용해주는 게 좋다. 건강한 쪽으로 누워서 잔다. 기상 시 천천히 일어나고 잠시 침대에 앉아 있는 게 좋다. 치과치료나 미용실에서 머리를 감기 위해 뒤로 눕거나, 두위 변화가 심한 운동, 뒤로 반듯이 눕는 경우 특히 주의해야 한다.

 컨디션 조절 등을 잘하면 어지럼증을 크게 많이 느끼지 못하고 생활할 수 있다. 정확한 진단을 하고 적절하게 치료하는 것이 고생하지 않는 방법이다.

<2023년 5월 23일 화요일 울산경제 이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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