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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중독, 4~60℃서 증식…초여름 6월 특히 위험
언론사 경상일보 작성일 2023-06-21 조회 45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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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중독, 4~60℃서 증식…초여름 6월 특히 위험

▲ 박경현 동천동강병원 내과 전문의가 식중독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일교차 큰 초여름 음식보관 주의
|실온보관 음식·물·어패류 등
|섭취땐 독소·미생물 등에 감염

|복통·설사 등 소화기 증상 발생
|감염땐 충분한 수분 섭취 도움

|열에 약하고 저온증식 어려워
|조리시 도마 구분 사용 습관
|익힌 음식섭취·위생 관리 등
|철저한 예방이 가장 중요


  식중독은 한여름에만 발생하지 않는다.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초여름 날씨에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최근 서울의 한 재수학원에서는 100여명에 이르는 집단 식중독 의심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을 정도로 이 시기 식중독 발생은 흔하다. 이런 식중독에 대해 박경현 동천동강병원 내과 전문의와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세균성 식중독 가장 흔해

 식중독은 물이나 음식의 섭취를 통해 인체에 유해한 독소나 미생물이 인체 내로 유입되면서 발생하는 감염질환이나 독성반응이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식품 또는 물의 섭취에 의해 발생했거나 발생한 것으로 의심되는 모든 감염성이나 독소형 질환으로 규정하고 있다. 식중독에 걸리면 주로 소화기증상인 복통, 설사, 구토,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간혹 신경마비, 발열, 근육경련, 두통, 두드러기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식중독의 원인은 음식물 섭취와 증상 발생 사이의 시간 간격을 우선 추측할 수 있다. 증상이 심하거나 발열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세균배양 검사가 필요하다. 특히 식중독이 2인 이상 집단으로 발생한 경우에는 오염이 의심되는 음식물에 덮개를 씌어 냉장고에 보관한 뒤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원인에 따라 미생물에 의한 식중독, 화학물질에 의한 식중독, 식물이나 동물에 의한 자연독 식중독 등으로 구분한다. 이중 미생물에 의한 식중독은 세균성 식중독과 바이러스성 식중독으로 나눈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화학물질에는 동물성, 식물성, 진균성 자연독과 인공화합물이 있다.

 박경현 동천동강병원 내과 전문의는 “가장 흔한 형태의 식중독은 세균성 식중독이다. 식중독의 원인 세균 대부분이 4~60℃의 온도에서 증식한다”며 “세균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대체로 35~36℃에서 번식 속도가 가장 빠르다. 따라서 기온이 상승하는 6월부터 식중독의 위험성이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비 조리 음식 섭취 시 주의

 포도상구균에 의한 식중독은 살모넬라나 장염비브리오 식중독 다음으로 흔히 발생한다. 황색 포도상구균은 80℃에서 30분 가열 시 사멸되지만, 이 균이 생성하는 장독소는 100℃에서 30분을 가열해도 파괴되지 않는다. 조리하는 사람의 상처나 점막에서 번식하기 때문에, 손에 상처가 있는 사람이 요리하면 안 되며, 특히 음식물을 실온 보관할 때 발생하기 쉽다. 포도상구균에 오염된 음식을 먹으면 짧게는 1시간, 길게는 6시간 후 구토와 복통이 생기지만, 24시간 이내에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장염비브리오에 의한 식중독은 생선이나 조개류를 날로 섭취할 때 발생한다. 바닷물에 분포하는 장염비브리오는 수온이 20℃가 넘으면 활발히 증식하지만, 5℃ 이하가 되면 증식이 불가능하다. 주로 6월에서 10월 사이 발생하며, 국내 어패류의 약 10~20% 정도가 비브리오를 갖고 있다. 어패류 외에도 냉장고, 도마, 행주, 칼 등의 조리도구를 통해 2차 오염이 생기는 경우도 흔하다. 비브리오 식중독은 2~48시간 후 복통, 설사, 두통, 구토 등 증상이 생기고 3일 정도 지속된 후 대부분 호전된다. 하지만, 알코올 중독자나 간질환, 당뇨, 항암치료 환자에게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장출혈성 식중독은 병원성대장균 O-157에 의해 발생한다. 감염력이 강하고 환자의 0.5% 정도가 사망하는 등 1종 법정전염병 중 하나이다. 소나 돼지의 내장에 서식하는 균이 원인으로 덜 익힌 육류나 오염된 우유를 섭취할 때 발생한다. 보통 3~4일의 잠복기를 거친 후 복통과 함께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며, 요독증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박 전문의는 “O-157에 감염된 환자는 전염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요리는 물론이고 수영장이나 목욕탕에 가서도 안 된다”며 “이 균은 독성은 강하지만, 열에 약해 육류를 70℃ 이상에서 2분 이상 가열하면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개인위생 준수 필수

 식중독은 철저한 예방이 최선이다. 식중독은 대체로 열에 약하고 저온에서 증식을 잘하지 못하기 때문에 충분히 익혀서 음식을 섭취하고 남은 음식이나 식재료는 냉장 보관하는 것이 안전하다. 가을이나 겨울에도 실온에 두지 말고, 날음식과 조리된 음식을 따로 보관하는 것이 안전하다. 상한 느낌이 있다면 아깝다 여기지 말고 버리는 것이 건강에 좋다.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손을 씻는 등 철저한 위생관리를 하며, 교차오염 예방을 위해 도마를 구분 사용하는 습관을 지녀야 한다.

 박 전문의는 “식중독 환자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 탈수를 예방해야 하지만, 지사제나 설사약은 위장 내 독소를 체외로 배출하는 반응을 막아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함부로 복용해서는 안 된다”며 “구토가 너무 심해 물을 섭취하는 것조차 어려운 경우라면 수액공급을 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전문의는 “설사가 줄어들면 미음이나 죽부터 단계적으로 식사를 시작하며, 열과 오한, 구토가 심하고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경우에는 전문의 진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3년 6월 21일 수요일 경상일보 전상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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