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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이 너무 많이 흘러요!
언론사 울산경제 작성일 2023-06-30 조회 45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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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이 너무 많이 흘러요!
 
박상섭 동천동강병원 흉부외과 과장

 
  여름이면 땀이 많이 나는 계절이다. 사람은 누구나 땀을 배출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누군가는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다. 땀이 너무 많이 나서 흉부외과 외래를 찾아오신다.

  땀은 체온 조절을 위해 땀샘에서 분비되는 액체이다. 우리 몸의 땀샘에는 에크린샘과 아포크린샘 두 가지가 있다. 보통 말하는 '땀'은 에크린샘에서 나오는 것을 말한다. 땀의 성분은 99%가 물이고 나머지는 나트륨, 염소, 칼륨, 질소 함유물, 젖산, 요소 등이다. 농도는 체내 수분의 양과 땀의 양에 따라 다르다. 아포크린샘에서 나오는 땀은 에크린샘에서 나오는 땀에 비해 단백질, 지방과 같은 유기물이 상대적으로 많이 함유돼 있다.

  이들이 피부 내 정상 세균총에 의해 분해가 되면 불쾌한 냄새가 유발될 수 있어 체취의 원인이 된다. 에크린샘은 전신의 피부에 분포한다. 아포크린샘은 겨드랑이 밑이나 젖꼭지, 배꼽, 외음부, 항문 주위 등에 분포해 있고 가장 많은 곳은 겨드랑이다.

  땀과 관련된 질환으로 땀과다증(다한증), 무한증, 땀악취증(액취증), 색땀증 등이 있다. 땀이 전혀 나지 않는 무한증 환자의 고통은 땀이 많이 나는 다한증 환자보다 훨씬 크다. 다한증과 액취증은 구분이 필요하다. 주로 겨드랑이에서 땀이 나는 경우 이 두 질병을 구분해야 한다. 다한증은 과도한 땀의 분비로 인해 쉰내가 나고, 액취증은 멀리서도 맡을 수 있는 악취가 난다. 치료법은 발생 기전이 달라서 액취증은 주로 성형외과에서 겨드랑이를 절개해 아포크린샘을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를, 다한증은 흉부외과에서 교감신경 차단술로 치료하게 된다.

  땀과 관련된 질환 중에서 땀이 많이 분비되는 질환, 땀과다증을 다한증이라고 부른다. 다한증은 특별한 원인이 없는 일차성 다한증과 뇌 질환, 갑상선 질환, 암, 체중 증가, 외상, 수술, 정신과 질환 등에 의해 발병하는 이차성 다한증으로 분류한다. 이차성은 원인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우선이다. 일차성 다한증은 대부분 초등학교 고학년 시절부터 인지하기 시작하고, 이차성은 중년 이후 발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치료는 수술적 방법과 비수술적 치료법으로 나눌 수 있지만 완벽한 치료법은 없다. 국소적 다한증에는 비수술적 치료법으로 연고 도포, 보톡스 주사 요법, 이온 냉동요법 등이 있다. 효과는 있으나 반복 치료를 계속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그 외 전신성 다한증을 포함해 복용하는 약물 요법이 있다. 위장관 출혈 치료제로 개발된 약물 부작용 중 땀 분비를 줄이는 약물이 있어서 이 약물을 복용하기도 한다. 이 약물로 인한 다른 부작용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고 다한증으로 개발되지 않아 의료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흉부외과에서 이뤄지는 수술적 치료법은 전신 마취하에 흉강경 내시경을 이용해 교감신경을 차단하는 방법이다. 땀이 나는 부위에 따라서 교감신경을 차단하는 부위가 결정된다. 안면, 겨드랑이, 손, 발의 땀이 나는 부위에 따라 척추에서 약 5㎝ 정도 위치에서 세로로 주행하는 교감신경절을 늑골 위에서 절단하게 된다. 교감신경 제거술, 차단술, 결찰술 등 몇 가지 방법들이 있다.

  교감신경 차단술은 매우 극적인 효과가 나타난다. 수술 후 손바닥에서 측정한 온도가 바로 상승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축축하게 젖어있던 손바닥이 뽀송뽀송하고 따뜻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비교적 간단한 수술 방법이고 매우 효과적인 치료법이기는 하지만, 보상성 다한증이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다. 통계적으로 적게는 70%에서 많게는 90% 이상 발생하는데 주로 몸통, 골반이나 넓적다리부에 나타난다. 개인적인 경험상 궁극적으로는 땀 양 자체가 크게 조절되지 않고 부위가 바뀌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여겨져, 환자의 주관적인 만족도가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학생이나 직업상 손을 많이 사용하는 경우, 대면 업무를 많이 보는 경우는 보상성 다한증에도 불구하고 수술적인 치료가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어떤 치료도 하지 않는 경우는 땀 분비가 신경계통의 문제이므로 마음을 긴장하지 않고 편하게 하도록 노력하거나, 몸을 시원하게 하고, 맵고 뜨겁고 자극적인 음식을 섭취하는 것을 삼가는 것이 좋다. 취업을 준비하는 분이라면 활동적이고 육체적인 업무보다는 실내 사무적인 직업 선택도 한 가지 선택이 될 수 있다. 땀이 많이 나는 여름철에 땀이 과도하게 많이 나는 분들은 진료를 권해 드린다.

 
<2023년 6월 30일 금요일 울산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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