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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호르몬제, 키 무조건 키우는 ‘요술방망이’ 아냐
언론사 울산신문 작성일 2023-07-10 조회 45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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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장호르몬제, 키 무조건 키우는 ‘요술방망이’ 아냐
<동천동강병원 소아청소년과 정철주 전문의에게 듣는 '청소년 성장'>

동천동강병원 소아청소년과 정철주 전문의
 

  키와 몸무게가 자라는 걸 성장이라고 하고, 행동이나 언어가 성장하는 것을 발달이라고 한다. 아이의 키가 자기 반에서 세 번째 안에 든다면 '왜소증, 저신장, 성장장애' 등을 일단 의심해 봐야겠지만, 늦게 클 때도 있어서 키가 작다고 모두 치료하는 것은 아니다.


◇1년 4cm 이하 성장은 상담 필요

  터너 증후군과 같은 염색체 이상, 구토와 설사 같은 위장질환, 결핵이나 호흡곤란 같은 폐질환, 심장질환, 갑상샘이나 성장호르몬 같은 호르몬 결핍, 뇌나 신경 골근육계 질환 등은 아이의 성장을 지연시키는 중요한 원인이다.

  또 체질상 성장지연으로 늦게 크는 아이들도 있다.

  요즘 키 큰 사람들이 많고, 크고 날씬한 걸 선호하는 분위기 탓에 아이의 키 때문에 고민하는 부모들이 적지 않다.

  나이와 성별이 같은 아이 100명 중 세 번째 이하, 다른 기준으로는 표준 키보다 10cm 정도 작을 경우 의심해봐야 하고, 1년 성장이 4cm 이하인 경우에도 전문의와 상담을 요한다.


◇부모의 키로 아이의 성인 예측치 결정

  아이의 성인 예측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부모의 키다.  잘 먹고, 잘 자고,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은 성인 신장 예측치의 오차 범위에서 1~2cm 더 클 수 있게 할 뿐이다.

  아이가 유별나게 작다면 걱정만 할 게 아니라 상황을 지켜보면서 기다려도 되는지, 빨리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성장 클리닉에서 상담받아야 한다. 부모의 키가 작다면 아이의 현재 키가 크다고 안심할 수도 없다.

  현재 평균 신장이 아니라고 해서 무조건 왜소증이라고 볼 것은 아니다.  아이의 성장은 각자 나름의 성장 곡선을 따라 성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다시 말하면 성장은 골연령에 따라 진행되고, 골연령이 자기 나이보다 적다면 적은 만큼 클 수 있는 기간은 더 많이 남아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키가 크다 작다의 문제보다는 앞으로 클 수 있는 시간이 많다 적다의 문제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왜소증 의심되면 골연령 측정

  지금은 키가 작지만, 치료하지 않아도 친구들이 성장이 끝난 후 2~3년 더 클 수 있다. 하지만 질병이 있다면 치료해야 하고, 갑상샘이나 성장호르몬이 부족하다면 보충해줘야 한다.

  성장 클리닉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골연령이다. 단순하게 골연령만 적다면 체질성 성장지연 등 정상적으로 늦게 크는 상황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성장호르몬이 부족하지 않은지, 1년에 4cm 이상 크는지 등의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왜소증이 의심될 때 병원을 찾으면 가장 기본적인 것이 손목뼈 엑스선 사진으로 골연령을 측정한다. 골연령상 정밀검사 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판단되면 하루 입원해서 모든 검사를 받아야 한다. 질병으로 인한 왜소증일 가능성을 배제한 다음 성장호르몬에 대한 자극검사를 시행한다.

 
◇성장호르몬 치료는 신중하게 접근

  왜소증에는 상당히 많은 원인이 있고, 그중에는 체질성 성장지연처럼 나중에는 정상으로 되는 경우도 흔하다. 성장호르몬은 165cm인 여성이 어떤 조건을 만들기 위해 170cm로 키우려고 개발된 약이 절대 아니다. 아이의 뼈 나이는 몇 살이고, 몇 년 후 검사를 해야 하는지, 언제쯤 치료해야 하는지 등을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

  처음 사용된 성장 호르몬제는 죽은 사람의 뇌하수체에서 추출한 탓에 심각한 부작용으로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현재는 유전자 재조합에 의한 공법으로 생산하게 돼 안정성과 가격 면에서 획기적이다.

  물론 유전자 재조합 성장호르몬제도 약간의 부작용은 있을 수 있다. 부종이나 관절통 등이 일시적으로 올 수 있다. 성장호르몬이 당 대사에 관여하기 때문에 혈당 상승이 올 수 있지만, 당뇨병을 유발한다는 보고는 없다.

  성장호르몬은 키를 무조건 키우는 '요술 방망이'는 아니다. 주의 깊게 성장을 관찰하면서 조심스럽게 성장호르몬 치료에 임하는 게 중요하다.
 
<2023년 7월 10일 월요일 울산경제 이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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