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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근무력증, 오후에 눈꺼풀 처지고 다리 힘 약해지면 의심
언론사 경상일보 작성일 2023-11-08 조회 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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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증 근무력증, 오후에 눈꺼풀 처지고 다리 힘 약해지면 의심
 
▲ 정하늘 동천동강병원 신경과 전문의가 중증 근무력증 증상이 의심돼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신경근육접합부 기능 저하로
|젊은 여성에 주로 발생
|면역질환으로 감염병에 주의
   
|근력 약화·근육 피로감 등
|초기엔 안검하수·복시 증상
|방치땐 다른 부위 근육도 침범
   
|발병시 가슴샘 이상증상 흔해
|흉부 검사·약물치료 등 필요


  아침에 일어날 때는 심하지 않았던 눈꺼풀이 오후가 되면서 처지거나, 다리에 힘이 약해진다. 당연히 나이가 들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단순한 노화 증상만이 아닐 수 있다. 자가면역질환인 중증 근무력증이 원인일 수도 있다. 특히 눈을 치뜨거나 다리를 45도 들어 올렸을 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눈꺼풀이 점점 내려오거나 다리가 아래로 떨어지면 병원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이런 중증 근무력증에 대해 정하늘 동천동강병원 신경과 전문의와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젊은 여성에 더 많아

  신경근육접합부에서 발생하는 질병 중 가장 흔하고 대표적인 것이 중증 근무력증이다. 중증 근무력증은 인구 10만명당 약 14.5명 정도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좀 더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모든 연령대에서 발병하지만, 여성의 경우 젊은 층에서 더 많은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중증 근무력증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발병기전은 항체매개 자가면역병이라고 알려져 있다. 신경이 근육에 연결되는 부위인 신경근육접합부에서 근육의 표면에 존재하는 아세틸콜린 수용체에 대한 항체가 체내에서 형성되는데, 이 항체가 수용체에 결합해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이 결합하는 것을 방해하면서 신경근육접합부의 기능이 저하된다는 것이다.

  중증 근무력증 환자의 신경근육접합부를 전자현미경으로 살펴보면 근육의 종판에 있는 연접주름이 단순하고 납작하게 변해있으며, 아세틸콜린 수용체의 숫자도 감소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다만, 신경근육접합부의 기능을 저하시키는 자가항체가 만들어지는 원인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오후에 더 심해
 
  중증 근무력증의 기본적인 증상은 근력의 약화와 피로다. 근력 약화는 피곤하면 심해지기 때문에 아침에는 증상이 거의 없지만, 오후가 되면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다만 휴식을 취하거나 잠을 자면 증상이 나아진다. 발병 초기에는 심해졌다 좋아졌다 하는 증상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

  특별히 면역치료를 하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증상이 좋아져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경우도 드물게 있지만, 대부분 일시적인 현상이고 다시 증상이 나타난다. 또 감염증과 같이 신체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에 의해 증상이 급속히 악화돼 호흡마비까지 생기는 경우도 있다.

  정하늘 동천동강병원 신경과 전문의는 “근력의 약화는 주로 뇌신경의 지배를 받는 근육에서 나타난다. 초기 증상으로는 눈꺼풀이 처지는 안검하수나 물체의 상이 두 개로 보이는 복시 증상 등이 잘 생길 수 있다”며 “얼굴 근력의 약화, 씹기 근력 약화, 숨뇌 근육근력 약화로 인한 콧소리, 발음곤란, 연하곤란 등도 흔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중증 근무력증 환자 중 약 15% 정도는 눈과 관련된 안검하수와 복시만 장시간 지속된다. 나머지 환자의 경우 초기에는 눈에만 증상이 생기는 것 같지만, 결국 다른 부위의 근육까지 침범하는 전신형 증상으로 이어진다.


◇치료 땐 정상 생활 가능

  중증 근무력증은 감각장애나 다른 신경학적 장애가 없는 근력약화와 근육 피로감,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근력약화 발생부위, 건반사의 보존 등 특징적인 임상양상을 통해 비교적 쉽게 진단이 가능하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항콜린에스터레이스 검사나, 반복신경자극검사, 단일섬유 근전도검사(EMG)를 시행할 수 있다. 75% 정도의 환자에게서 가슴샘에 이상증상이 있기에 흉부 CT촬영을 하기도 한다.

  중증 근무력증은 적절한 치료를 하게 되면 대부분 환자가 정상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치료경과는 좋은 편이다. 항아세틸콜린에스터레이즈는 진단 후 가장 먼저 선택하는 약제다. 흉부 CT에서 흉선종이 발견된 경우 가슴샘절제술을 하기도 한다.

  면역요법의 경우 스테로이드나 아자치오프린을 많이 사용하지만, 다른 면역 억제제도 효과가 있는 편이다. 스테로이드나 면역 억제제는 투약 후 수개월이 지나야 효과가 발생하지만, 저용량 지속요법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 전문의는 “중증 근무력증의 임상증상은 스테로이드 치료로 대부분 호전된다고 알려졌지만, 스테로이드 고용량 치료는 치료 시작 직후 일시적인 증상 악화가 생길 수 있어 입원 치료가 필수적”이라며 “과거에는 중증 근무력증으로 사망하는 환자가 많았지만, 적절한 치료제 개발로 정상 생활이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 전문의는 “전신질환이나 수술로 인해 갑자기 악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고, 체질에 따라 스테로이드나 면역 억제제를 장기간 복용할 수도 있어 전문의 진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3년 11월 8일 수요일 경상일보 전상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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