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혈 뇨
작성자 통합관리자 작성일 2009-10-09 조회 51936
분류
신장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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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 뇨
 
 
혈뇨는 임상에서 아주 흔히 접하게 되는 문제다. 맨 눈으로 보아도 소변에 피가 섞여 있음을 알 수 있는 육안적 혈뇨라면 환자 자신이 당황하여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정밀 검사에 들어가는 것이 상례지만 종합검진을 받다가 우연히 눈으로는 보이지 않으나 현미경만 확인되는 미세 혈뇨 혹은 현미경적 혈뇨가 발견된 경우에는 무작정 두고 봐도 되는지 아니면 당장 정밀검사를 받아야 하는 건지 애매하다.
 
1. 혈뇨란 무엇인가?
혈뇨란 통상 외래에서 하는 소변 검사상 적혈구가 장상 이상으로 많이 배출되는 경우를 말한다. 구체적으로는 고배율(400배 확대) 시야에서 적혈구가 3 개 이상, 1 분당 3,000 개 이상, 혹은 1 mL 당 8,000 개 이상 나오는 경우를 말한다. 특히 육안적 혈뇨인 경우는 분당 배출되는 적혈구가 10,000 개를 초과하게 된다. 그러나 혈뇨의 정의는 성별과 나이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
 
2. 어떤 경우 소변이 붉은 색으로 나오나?
환자가 적색뇨를 주소로 내원하였을 다른 원인에 의해때 먼저 가성 혈뇨를 구별해야 한다. 즉 진짜 혈뇨가 아니면서 다른 원인에 의해 소변 색깔이 붉어진 경우가 아닌지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횡문근 융해증과 같이 심한 운동을 한 직후에 소변이 붉어지는 것은 아닌지 현재 복용하고 있는 약은 없는지, 있다면 어떠한 약제인지에 대해 병력을 정확히 밝혀야 한다. 간질환이 있는 경우에 발생하는 황달에 의해서도 소변 색깔이 붉어지며 이외에도 소변 색깔을 붉게 변화시킬 수 있는 약제의 종류로는 결핵약제, 항경련제, 항응고제, 말라리아 치료제 등이 있다. 먼저 일반 소변검사에 현미경 검사를 추가해서 소변에서 적혈구를 확인함으로써 진성 혈뇨인지 가성 혈뇨인지 간단히 구분할 수 있다.
 
3. 소변 내 피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
여기까지 일단 진성 혈뇨라고 진단이 내려지면 소변내의 피가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를 밝혀내야 한다. 혈뇨는 신장에서 나온 것인가 신장 이외의 요로계에서 나온 것인가에 따라 접근 방법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신장 자체에서 기원한 혈뇨인 경우 초기에는 혈뇨만 단독으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단백뇨도 같이 나오게 되며 고혈압이 생기거나 혈액 검사에서 신기능이 약간 떨어지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 특히 육안적으로 소변에 거품이 많이 생기고 소변 양이 줄며 발목이나 얼굴에 부종이 생기면 더더욱 신장에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반드시 병원에 와서 사구체 신염에 대한 각종 검사와 궁극적으로 신장 조직검사까지 받아야 할 가능성이 많다.
신장 이외에는 방광, 요관, 요도, 그리고 남자의 경우 전립선 질환에 의해서도 출혈이 생길 수 있다.
 
 
4. 혈뇨의 원인은?
다음으로 혈뇨를 일으키는 원인이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
정상적으로도 소변에서 혈액이 나올 수 있다. 심한 운동 직후나 다른 원인으로 열이 심하게 날 때, 월경시 소변 검사를 했을 때 그러하다. 신장이나 요로계 질환이 아니더라도 심장 질환이나 뇌경색 치료 혹은 예방 목적으로 아스피린이나 와파린 같은 항응고제를 복용 중이거나 출혈성 경향을 유발하는 혈액 질환 환자에서도 혈뇨를 관찰할 수 있다. 그러나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사람 중 혈뇨가 있는 사람을 조사하였을 때 약 30 %에서 요로계 종양이 발견되었다고 하므로 방심하기는 힘들다.
혈뇨의 원인으로는 요로결석, 요로감염, 신낭종, 종양, 외상, 혈관 기형, 급성 및 만성 사구체신염 등이 있다. 그러나 원인 질환의 분포 양상은 연령에 따라 차이가 커서 40~45 세를 기준으로 그보다 젊은 연령에서는 요로 결석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고령일수록 악성 종양이 차지하는 비율이 현저히 증가한다. 젊은 사람들에서 아무런 증상없이 검사상에서 혈뇨만 있을 때는 6개월에서 길게는 3년까지도 정밀검사 없이 외래에서 추적검사만 하기도 한다. 40 대 이상의 중년 여성의 경우에는 방광염 등 하부 요로 감염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소변이 자주 마렵다거나 소변이 쉽게 나오지 않는 경우, 배뇨 후에도 잔뇨감이 남는 경우, 하복부 중앙의 통증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 소변 검사에서 적혈구 외에도 염증세포가 다수 관찰되므로 쉽게 진단할 수 있고 감소성 있는 항생제를 3~5일 가량 복용하면 대부분 깨끗이 치료된다. 남성은 하부 요로계의 해부학적 구조가 외부로부터의 세균감염에 대해 어느 정도 보호 효과가 있어 요로감염이 드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성에서 요로 감염 발생하는 경우 비록 초발이라도 정밀검사를 하는 경향이 있으며 특히 고령에서는 전립선 비대증을 생각해봐야 한다. 여성에서도 요로감염이 빈번히 재발하는 경우에는 인접해 있는 산부인과 계통의 만성적인 세균감염은 없는지 산부인과 검진을 동시에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요로감염을 제외하면 약 80 %가 신장 기원의 혈뇨이다. 즉 IgA 신증, 막성 신증, 막증식성 사구체신염, 국소성 초점성 사구체 경화증 등의 사구체신염과 간질성 신염, 신우신염, 진통제 신증(Analgesic nephropathy), 다낭신 등의 각종 낭성 질환, 혈관염 등에 의한 경우이다. 이들에 대한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면역학적 혈청 검사가 필요하며,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확진을 위해서는 결국 신장 조직검사가 시행되어야 한다.
비신장성 혈뇨의 원인 규명을 위해서는 처음에 복부 초음파나 요로 촬영검사 등 방사선학적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필요에 따라서는 복부 CT를 촬영하는 수도 있으며 방광 내시경 검사와 신혈관 촬영 등을 시행하기도 한다.
 
5. 혈뇨에 대한 정밀 검사가 필요한 경우는?
일반적으로 3 회 이상 검사에서 계속 혈뇨가 있거나, 육안적 혈뇨가 있을 경우 원인 진단을 위한 검사에 들어간다.
40 세 이상의 환자가 육안적 혈뇨를 주소로 내원하면 처음부터 정밀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혈뇨의 정도가 심할수록 악성 종양이 발견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방광경 검사나 전산화 단층촬영 등의 정밀검사로 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혈뇨로 인해 내원한 환자의 약 10~15 %에서는 모든 진단 방법을 다 동원해도 그 원인을 찾아 내지 못하는데, 이들의 원인은 대부분 미미한 신장질환이나 작은 혈관기형 등이지만 간혹 발견하지 못한 악성 종양이나 결석을 진단하기 위하여 3~6 개월 간격으로 3 년간 추적 관찰하는 것이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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